MagazineG [한 여자를 세번 사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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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턱대고 나선 발걸음에 부딪힌 그녀
내게 사뿐히 날갯짓하여 곁에 왔네
함께 맛있는 것 먹고
떨어지는 빗방울로 세수도 하고
내일 보자는 인사에
아쉬움으로 답하리라 생각했지만
떠나는 내 뒷모습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네

해가 뜨자마자 달려간 그녀의 집
싸늘한 주검이 되어 날개는 늘어져
그녀를 뒤덮고 있네
슬픔에 파묻혀 어떻게 하면
그녀를 빨리 만날수 있을까 고민.
매달아놓은 붉은 목도리 앞에
까치발 턱걸이 한 내 귓가에
낯설지 않은 날개짓 소리 들려오네

2.
죽은줄 알았던 그녀는
해맑은 미소로
내 앞에 사뿐히 내려 앉고는
생애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날 더욱 설레게 대하네
우리는 다시 내일을 기약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다시 갸우뚱거리네

꿈같이 주어진 그녀와의 세번째 만남
설레이고 기다려져
전속력으로 달렸건만
그녀는
나를 더 튼튼한 파란색 목도리
준비하게 하려 작정했는지
싸늘히 죽어있네

3.
멋진 프리킥을 준비했다 생각하고
힘차게 발 밑 의자 냅다 차냈지만
그녀는 지금
내 눈앞에서
그때처럼 처음 본다는 얼굴로
나를 반갑고 따스하게 안아주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도 모른체
다시금
그녀와의 따스하고 맛있는 시간을
보내고 그녀의 투명한 날개에
내 얼굴 비춰보기도 했지

이번에는 잠을 자지 않으리라
그녀 곁에 머물고 밤을 새서
열정적으로 그녀를 탐하리라
다짐하는 내 곁에서
그녀의 날갯짓이 점차 힘이 없어지고
내 열정은 눈물로 바뀌어 폭포처럼
흘러내릴수 밖에 없었지

초록색 목도리
기둥에 매달던 의자 위
내눈에 비친건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목도리가 아니라

그녀들의 주검이었지
환생이라 생각한 내 앞에
세명의 그녀가
날개를 늘어뜨리고 죽어있네

눈물로 가득찬 내 두눈과는 달리
내 입은 귀까지 찢어질정도로
웃어대네
그녀 이름 지금에서야 떠오르네

“제 이름은 하루살이입니다.”

글 iankim
수집하고, 모아서 그것을 전하는 걸 즐기는 사람 작은 것에도 항상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추구하는 바가 같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포용할 줄 아는 것

이글은 창작자를 위한 독립문화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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