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歷知思志)] 명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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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운 문화팀 기자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명태가 나온다. 지금보다 온도가 낮았던 당시엔 한류성 어족인 명태가 흑산도 인근에도 살았던 모양이다. 명태를 얼리지 않은 것은 생태, 얼린 것은 동태, 얼고 녹기를 반복한 것은 황태라고 부른다. 명태라는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다. 그중 조선 고종 때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에는 이렇게 나온다.
     
    “함경도 명천(明川)에 태(太)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있었는데 낚시로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 관찰사에게 바쳤다. 관찰사가 매우 맛있게 여겨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하고 단지 ‘태씨 성의 어부가 잡은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이에 관찰사는 ‘명천의 태씨가 잡았으니 명태(明太)라고 이름 붙이면 좋겠다’고 하였다.”
     

    명태

    명태

    맛은 좋았지만 귀한 대우를 받지는 못했다. 1652년 『승정원일기』에는 강원도에서 효종에게 대구알젓 대신 명태알젓을 올리자 해당 관원을 추고(推考)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내용이 나온다. 대구알보다 하품(下品)인 명태알로 젓갈을 만들어 보낸 것이 용납되지 않았던 것이다. “공후귀족에게는 접대할 수도 없다”(『일동기유』)거나 “빈한한 유가(儒家)에서는 이를 제사에 올린다”(『오주연문장전산고』)는 기록에서도 당시 명태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런 명태의 가치가 요즘 급상승했다. 서울시장 후보가 16년 전 생태탕을 먹으러 갔는지 아닌지가 이슈화되면서다. 서울 몇몇 식당에선 생태탕을 먹기 위해 줄까지 섰다고 한다. 선거 열기가 빚은 촌극이지만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식당 주인들은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을 듯하다.
     
    유성운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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