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 반도체 대립 격화, 정부는 전략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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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대책’ 긴급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은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도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그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놓이게 됐다. [뉴스1]

    기술 패권을 놓고 다투는 미·중 간 대립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반도체 대책 화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첨단기술 질주를 견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문제는 이 경쟁에서 반도체가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면서 한국 기업이 미·중 대립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세계 1위 삼성전자와 비메모리 분야 세계 1위 대만 TSMC를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지식재산권 대부분을 미국이 보유한 만큼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은 미국의 요청에 따를 수밖에 없다.
     

    미·중 대립으로 공급망 재편 소용돌이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생존 전략 짜야

    이 자리는 결과적으로 경제판 ‘쿼드’가 됐다. 안보 연합체인 쿼드에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했다면, 이 자리에는 한국·대만·네덜란드가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 65명으로부터 받은 반도체 투자 지지 서한을 소개한 뒤 “중국 공산당은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알파벳(구글 모회사)부터 AT&T·인텔·마이크론·GM·포드 등 미국의 핵심 기업이 망라되고, 삼성전자와 TSMC 외에 네덜란드 NXP가 초청되면서 4개국에서 모두 19개 기업이 참석했다.
     
    의회의 지지 서한처럼 미국은 초당적으로 기술 패권을 지키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형성돼 있다. 중국이 지난해 10월부터 내수 진작과 기술 자립을 통한 쌍순환 전략을 내세워 기술 패권 확보에 속도를 내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때보다 더 강하게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투자를 추진한다. 그 안에 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연구 예산을 넣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LG·SK의 배터리 분쟁을 신속히 수습하고 나선 것도 중국 배터리 산업에 대한 견제와 직결돼 있다. 이대로 가면 글로벌 공급사슬(GVC)이 미·중 양쪽으로 두 동강 날 판이다.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공급사슬의 혜택을 누려 온 한국 기업은 진퇴양난이다. 기술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에도 협력해야 하지만 거대한 시장을 앞세운 중국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첨단기술이 곧 군사력을 비롯한 안보와 직결되는 시대가 되면서 미·중 대결은 양보 없는 제로섬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이 격변의 소용돌이에 우리 정부는 아무런 말도, 대응도 없다. 정부는 이 상황을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외교력을 총동원해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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