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해충돌방지법 무리한 적용과 빠져나갈 구멍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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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안 관련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앞서 성일종 소위원장(오른쪽)과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 그제 여야 합의로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이달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19대 국회 때인 2013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으로 첫 논의를 시작한 지 8년 만의 결실이다. 앞서 2015년에 부정청탁 부분이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으로 만들어졌고, 이해충돌 부분은 2018년 공직자 행동강령에 반영됐었다. 이번에 일종의 완전체가 된 셈이다.
     

    190만 명 공직자와 가족 포함 500만 명
    너무 넓혀서도 안 되고, 느슨해서도 안 돼

    이 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직무를 스스로 회피하게 하고(선 신고, 후 직무수행 제한 방식), 직무상 비밀과 미공개 정보를 사적 이익 취득에 쓰지 못하게 한 게 골자다. 즉 사적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직무 관련자와의 금전·유가증권·부동산 등 거래 행위를 신고하게 했고, 가족 채용이나 외부 활동도 규제했다. 그동안 부패 행위에 대한 사후 제재였다면, 이 법은 부패가 발생하기 쉬운 공직자의 공적 의무와 사적 이익 충돌 자체를 피하게 하자는 일종의 ‘사전 예방책’이란 의미가 있다. 공직자 청렴을 위한 진일보라고 본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사건 때문에 성급하게 처리된다는 일각의 우려 또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특히 대상이 공무원, 공공기관 산하 직원, 지방의회 의원 등 190만 명에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500만∼600만 명이다. “적용 대상이 너무 넓다”는 비판이 나온다.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하다 보면 법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반면에 사실상 로비 통로가 되는 퇴직자와의 접촉에 대해선 주로 골프·여행, 사행성 오락을 같이하는 행위인 경우를 신고 대상으로 삼았다. “일상적 만남까지 규제하면 과잉”이란 이유를 댔는데, 빠져나갈 구멍이 보인다. 이해충돌의 그물망을 너무 넓게 펼쳐도, 빈틈이 많아서도 문제일 수 있다. 본회의 통과 전까지 남은 기간 법안을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보완하기 바란다.
     
    김영란법 제정 때 국회의원이 빠졌다는 논란 때문인지 국회의원들도 포함됐다. 하지만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대상을 ‘소관 위원회 활동’으로 한정했는데, 대개 의원들이 다른 상임위 일에도 관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느슨한 판단으로 보인다. 또 국회법에서 이해충돌방지 관련 내용을 규정하면 국회의원들은 국회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의원들은 이번 논의 과정에서 ‘직위 등의 사적 사용 금지’ 항목을 빼기로 동의했는데, 장차 행사 등에서 ‘국회의원 OOO’라고 쓸 수 없게 된다는 이유였다. ‘살뜰한’ 자기 이익 챙기기였다. 행여나 국회법 논의 과정에서 다른 직종보다 느슨한 기준을 마련하거나, 국회법 처리를 늦춘다면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이미 박덕흠·손혜원 의원 등의 이해충돌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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