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족 개념의 혁명적 변화, 충실한 공론화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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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그제 국무회의를 통과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년)을 발표했다. 혼인·혈연·입양으로 한정해 온 법적 가족 개념을 비혼 동거와 위탁 가정까지 폭넓게 인정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본계획에는 기존의 가족 개념에 큰 변화를 초래할 민감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어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비혼 동거 등 인정하는 건강가정기본계획
    여론 수렴해 부작용 걸러내고 추진하길

    기본계획을 보면 부계와 법률혼 중심의 기존 가족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꾸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비혼 출산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혼외자라는 차별적 용어를 없애자는 방안이 눈에 띈다. 최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을 계기로 비정상 가족 논란이 일었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학대 피해 아동을 돌보는 위탁 가정을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방안, 노년에 홀로된 어르신들이 서로 돌보고 의지하는 황혼 동거를 가족으로 인정하자는 방안도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성을 우선적으로 따르게 하던 민법상 ‘부성(父姓) 우선주의’ 원칙을 폐기하고 혼인신고가 아닌 출생신고 때 부부가 협의해 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비혼부의 자녀 출생신고 조건을 완화하는 개선안도 담았다.
     
    이번 계획은 사회·경제적 변화와 국민의 인식 변화를 민법과 가족관계기본법 등에 반영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한국 사회는 가족 해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족의 정의와 형태 등에 혁명적 변화가 생겼다. 실제로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 가족 형태는 2010년 37%에서 2019년엔 30%로 급감했다. 반면에 1인 가구 비중은 30%까지 급증했고, 2인 이하 가구는 무려 58%다. 변화를 적기에 반영하지 못한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게 수정한다는 측면에선 오히려 이번 계획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계획은 정부안이어서 앞으로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부 내용은 기존 가족 개념과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적 종교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된다. 혼외자 개념을 삭제할 경우 아버지 개념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존 법과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비혼 동거의 범주에 동성 커플을 포함할지도 논란거리다. 황혼 동거를 인정할 경우 유산 상속 분쟁 우려도 생길 수 있다. 민법 규정에서 가족의 정의를 아예 삭제하는 방안은 너무 급진적이란 지적도 있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와 시민이 두루 참여하는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어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해 부작용을 걸러내야 한다. 이번 계획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법무부와 긴밀히 조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국민 개개인이 존엄을 지키며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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