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30억 그루 심겠다는 산림청, 왜 수령 30년 나무 싹둑 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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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우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대표

    1922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올해 벚꽃은 가장 빨랐다. 온난화를 고려해 식목일(4월 5일)을 나무 심기에 좋은 3월로 앞당길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 30년 평균보다 여름이 21일 늘어나면서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서 기온이 1도 오르면 사망률이 1.33% 증가하고, 폭염 와중에 기온이 1도 오르면 사망률이 16%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끔찍한 재앙으로 치닫는 폭염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온갖 구실 동원, 가로수 잘려나가
    도시의 숨통인 ‘도시숲’ 지켜내야

    도시숲은 도시의 숨통이다. 도시에 나무를 많이 심으면 공기도 좋아지고 탄소도 흡수하고 폭염도 완화해 준다. 산림청에 따르면 도시숲은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도를 낮춰준다. 나무 한 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산소 1.8t을 방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식목일에 “기후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하고, 서울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숲을 많이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데 나무를 많이 심기만 하면 환경 문제가 해결될까. 알고 보니 산림청의 30억 그루 나무 심기 정책은 신규조림도 재조림도 아니었다.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겠다는 것이다. 30년 이상 나무는 탄소 흡수량이 떨어진다는 산림청의 탄소셈법에 비판이 일고 있다. 숲의 공익적 기능을 탄소 흡수량으로 환원할 수도 없다. 도시의 열기를 식히고 시원한 공기를 제공하는 기능을 말살해도 되나.
     
    서울시는 2014년부터 3000만 그루를 심겠다고 공언했고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 3000만 그루를 심으면 15평형 에어컨 2400만대를 5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고, 성인 2100만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는 산소 공급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민들은 나무 심기 사업을 지지하지만 이런 기대효과를 막연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제 체감하는 환경이 계속 나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이 심는 차원을 넘어 관리가 중요하다. 폭염도 막고 탄소도 줄이기 위해서는 나무가 건강해야 하고 나뭇가지와 잎이 많이 달려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가로수를 살펴보면 매년 가혹할 정도로 과도하게 가지가 잘리고 있다. 상가 간판을 가린다며, 전선을 보호하겠다며, 너무 크게 자라 쓰러질 우려가 있다며, 열매가 떨어지고 냄새가 불쾌하다는 이유로 나무와 가지가 잘려나가고 있다.
     
    가로수뿐만 아니라 학교·공원 등지의 나무도 무분별하게 베어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와 상가의 나무는 몸통 치기에 가까운 학살과 고문이 자행되는데 사유지라서 행정 당국의 사각지대다. 이러고도 우리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환경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까.
     
    산림청과 지자체에서 주장하는 도시숲의 대기환경 개선 효과에 적용된 나무는 도대체 어떤 나무일까. 하도 궁금해서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립산림과학원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는데, 가로·세로 40m 폭의 느티나무라고 한다. 서류상 나무 숫자에 계산된 나무와 실제 도시에 살아가는 나무가 하늘과 땅 차이다.
     
    오래전부터 여러 선진국은 과도한 가지치기를 금지하고 있다. 국제수목관리학회는 가지의 25% 이내로 가지치기를 제한한다. 심은 나무를 건강하게 잘 자라게 관리해서 나무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높여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수목의 수관층 면적 및 부피의 총량(Urban Tree Canopy) 지표를 사용한다. 영국 런던의 도시숲 정책은 이 지표를 현재 21.9%에서 30%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잎을 달고 있는 나무의 총량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단순히 나무 심기에만 열중했다. 이제는 과도한 가지치기부터 줄이고 나무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
     
    최진우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대표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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