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애의 시시각각]김오수 공직 최다 ‘노미네이트’의 의미

최근 게시물 게시판 뉴스이슈 [고정애의 시시각각]김오수 공직 최다 ‘노미네이트’의 의미

  • This topic has 0개 답변, 1명 참여, and was last updated 2021-07-09/11:49 by hsk.
  • 검찰총장 후보에 김오수·구본선·배성범·조남관. [연합뉴스]

    검찰총장 후보에 김오수·구본선·배성범·조남관. [연합뉴스]

    “6, 7관왕이라고 놀리곤 했는데….”

    최근 인사에선 ‘충성심’만 강조
    대통령과 국민 간 인식 괴리 줄일
    실력있고 현명한 인사가 더 절실

    4명으로 압축된 검찰총장 후보군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한 법조인이 보인 반응이다. 김 전 차관이 이전에 이런저런 자리에 하마평이 무성했던 걸 떠올리면서다. 대부분 검증동의서도 냈다고 한다. 그러곤 “김 전 차관이 이번엔 안 내겠다고 했다던데 그래도 내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만일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서 공직 후보 최다 노미네이트 부문이 있다면 단연코 수상자는 김 전 차관일 게다. 우선 2년 전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총장 최종 후보 4인에 꼽혔었다. 여권의 대다수는 그를 천거한 모양인데 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을 뽑았다. 그로선 이번이 재도전 기회다. 또 국민권익위원장 물망에도 올랐다고 한다. 과거 검찰 출신 위원장(성영훈)이 있긴 했다.
     
    특이한 건 금융감독원장·공정거래위원장 후보군에도 올랐다는 점이다. 역대 13명의 금감원장, 20명의 공정위원장 중 검찰 출신은 없었다. 여권에선 “법무차관으로 국회에 상정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정위와 손발을 맞춰왔던 점”을 이유로 들었다는데 아마도 법무부 입장을 전하는 역할이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도 공정위원장 자격이 된다고 여겼다니 상상력이 풍부했다. 금감원장은 문 대통령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던 인식과 관련 있는 듯하다. 이 말을 할 때 금감원장(김기식)은 17일간 재임했을 뿐이다.
     
    널리 알려진 건 감사원의 감사위원 건일 게다. 청와대의 천거를 최재형 감사원장이 뿌리쳤다. 최 원장이 국회에서 “감사위원 제청 과정에서 제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배제하고 이런 일들이 몇 번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오수’라곤 안 했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김 전 차관이 ‘르네상스’적 인간일 가능성을 부인하려는 게 아니다. 진정 검찰과 금융감독, 공정거래, 국민권익 부문의 수장이 될 리더십과 전문성, 회계·정책감사 부문에서 높은 이해도를 갖췄을 수 있다. 아마도 말이다.
     
    정작 놀라운 건 해당 분야에 다른 인재도 적지 않았을 터인데 매번 ‘김오수’를 떠올린 문재인 정부 인사 스타일과 의식이다. 사실 감사위원 탈락은 아픈 대목이 있다. 김 전 차관이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에 어긋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도 정권은 그 못지않게 독립성·중립성이 중요한 검찰총장 후보로 다시 그를 밀어넣었다.
     
    대개들 “정권 보호 목적”이라고 해석한다. 맞을 것이다. 원래 “권력의 일차적 목적은 자기 보호”(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다. 더군다나 임기 말 권력은 더 그렇다. 그러나 유난스럽다. ‘충성심’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듯 보여서다. ‘월광소나타, 달빛 소나타가 문 대통령 성정을 닮았다’고 한 이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됐고, 현 정권 방역의 탁월함을 역설한 이가 방역기획관이 됐다. 권력기관장들 대부분이 이미 노무현 청와대 출신들로 교체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문재인 당시 시민사회수석과 행정관으로 같이 일했고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도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서 근무했다.
     
    문제는 권력 입장에선 방어용 진지를 구축했다고 믿겠지만 꼭 그리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대통령과 국민의 인식 사이 괴리가 커지는 게 더 불안 요소여서다. 문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죠”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도 문 대통령을 비난한 전단을 배포했다는 시민을 모욕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일이 벌어지는 거다. 충성처럼 보이지만 결국 충성이 아니게 된다. 지금 검경 등에서 벌어지는 일 태반이 그렇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 후반기에 ‘돌쇠형’ 권력기관장을 발탁한 걸 두고 청와대 출신이 한탄한 말이 있다. “아무리 충성심이 높아도 다 봐줄 순 없다. 차라리 현명하고 실력 있는 이를 발탁해야 무리가 덜하다.”

    고정애 논설위원

    고정애 논설위원


    Source link

    신고하기
  • 답변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