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차이나는 차이나] “통일전선이 으뜸” 마오쩌둥 교리 다시 꺼낸 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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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8일 촬영한 베이징 중남해 바로 서쪽에 위치한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 건물 정문이다. 건물 간판 없이 ‘푸유제(府右街) 135호’라는 주소만 걸려있다. 사진=신경진 기자

    중국 베이징 천안문 서쪽으로 중국 공산당의 권력 핵심 기구인 중남해, 통전부, 선전부, 조직부 건물이 밀집해 있다. [지도=바이두]

    중국 베이징 천안문 서쪽으로 중국 공산당의 권력 핵심 기구인 중남해, 통전부, 선전부, 조직부 건물이 밀집해 있다. [지도=바이두]

    “통일전선·무장투쟁·당 건설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 혁명에서 적에게 승리를 거둘 3대 ‘마법의 무기(法寶·법보)’다.”
    1939년 마오쩌둥(毛澤東)은 통일전선(United Front·이하 통전)을 필승의 카드로 꼽았다. 82년이 흘렀다. 이른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시작한 중국이 ‘통전=마법의 무기’라는 마오의 교리를 다시 꺼냈다.

    [신경진의 차이나는 차이나]
    해외 통전 강화한 ‘조례’ 수정 발표
    적과 연대 후 주적 공격해 목표 달성
    중국발 개입, 침투, 여론 조성 예고
    미 “정보·선전·심리전 수행” 지적에
    한국도 댓글 등 중국발 통전 위험권

    중앙 통전부 본부는 중국 수뇌부 집단 거주지인 중남해(中南海) 길 건너에 있다. 천안문에서 장안대로를 따라 1㎞ 서쪽이다. 통전부 남쪽에 선전부와 조직부 3대 당 핵심 기관이 위치한다. 건물에는 간판도 보이지 않았다. ‘푸유제(府右街) 135호’ 주소만 보였다.
    중국이 공산당의 전통적 전략인 통전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빈부 격차와 새로운 사회 계층의 등장, 민족과 종교 문제, 사상의 다원화, 신장(新疆)·티베트·홍콩·대만 문제까지 안팎으로 시끄러운 국면을 맞아서다. 중국이 통전 조례를 고치며 마오의 초심으로 돌아갔다.
    “‘중공 통전 공작조례(이하 조례)’의 수정은 신시대에도 통전이라는 ‘마법의 무기’가 충분히 작동하도록 만들 필연적인 요구다.”
    지난해 11월 30일 정치국 회의에선 통전 조례 수정안을 확정하며 마오의 ‘마법의 무기’ 교리를 언급했다. 인민일보는 이튿날 “단결할 수 있는 역량을 모두 단결하고, 동원할 수 있는 적극적 요소를 모두 동원해 애국 통일전선 사업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올해 1월 5일에는 조례 전문이 공개됐다. 10장 46개 조문이던 2015년 시행안은 14장 61조 1만225자로 늘었다. 권력 서열 4위인 왕양(汪洋·66) 정협 주석은 1월 18일 전국 통전부장 회의를 시작으로 조례 교육에 나섰다. 중앙 통전공작 영도소조 조장으로 통전을 진두지휘하는 왕양은 이날 “‘마법의 무기’로서 통전의 역할을 각인하고, ‘나라의 대사’로 마음에 품으라”고 촉구했다. 당 실무를 총괄하는 중앙서기처 서기를 겸하는 유취안(尤權·67) 중앙통전부장이 왕양을 보좌한다.

    지난 4월 7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공작조례 세미자’에서 왕양(汪洋, 오른쪽 세번째) 중국 정협 주석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망]

    지난 4월 7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공작조례 세미자’에서 왕양(汪洋, 오른쪽 세번째) 중국 정협 주석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망]

    통전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유래했다. 한국과 같은 서구 민주사회에선 낯설다. 중공이 지칭했던 통전은 “부차적인 적과 손을 잡고 주된 적을 공격해 적은 대가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9191만 공산당원이 나머지 13억을 하나의 중국으로 묶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최근 발달한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대만과 중화권은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해외 통전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대만 가수 어우양나나가 중국중앙방송(CC-TV)의 국경절 프로에 출연해 중국 노래 ‘나의 조국’ 가운데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이 있다”는 구절을 부르고 있다. [CC-TV 캡처]

    지난해 10월 1일 대만 가수 어우양나나가 중국중앙방송(CC-TV)의 국경절 프로에 출연해 중국 노래 ‘나의 조국’ 가운데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이 있다”는 구절을 부르고 있다. [CC-TV 캡처]

     

    대만 연예인 포섭 차세대 통전

    “국경을 지킨 영웅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아름다운 강산 한치도 뺏길 수 없습니다.” 

    지난 2월 20일 대만 가수 어우양나나(歐陽娜娜·21)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린 글에 전 대만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6월 중국과 인도 국경 충돌에서 숨진 중국군 사병 영웅 만들기에 대만인이 동조해서다. 어우양은 지난해 10월 1일 중국중앙방송(CC-TV)의 국경절 프로에 출연해 ‘나의 조국’을 불러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대만 기민당은 어우양을 “신세대 통전 소녀”, “통전의 본보기”라며 변신하는 중국의 ‘통전 전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26일 매슈 포틴저 당시 백악관 NSC 부보좌관이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초청 화상 연설에서 “중국 지도자는 통전을 ‘마법의 무기’라고 부른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사이트 캡처]

    지난해 10월 26일 매슈 포틴저 당시 백악관 NSC 부보좌관이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초청 화상 연설에서 “중국 지도자는 통전을 ‘마법의 무기’라고 부른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사이트 캡처]

    미국도 중국발 통전에 경고등을 켰다. “통전 공작의 주된 특징은 불투명성이다. 열린 민주사회에서는 비슷한 개념을 찾을 수 없다. 중공 지도자는 ‘마법의 무기’라고 부른다. 통전부문 간부의 숫자는 미국 국무부 외교 인원의 4배다. 통전부는 타국의 정보를 수집하고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통전 요원은 정보전·선전전·심리전을 동시에 수행한다.” 지난해 10월 26일 매슈 포틴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의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초청 화상 연설 발언이다. 포틴저는 이날 중국어로 중국의 통전을 폭로했다. 이후 미국은 지난 연말 중국 통전 관계자의 비자를 제한했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공작 조례’ 수정안 요지 그래픽=김주원 zoom@joongang.co.kr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공작 조례’ 수정안 요지 그래픽=김주원 zoom@joongang.co.kr

     대만의 싱크탱크인 국방 안전연구원의 린정룽(林政榮) 교관은 “중공은 교육·자금·과학기술·인터넷 등을 통해 민심을 움직여 중국 국내에서는 컨센서스를 응집하며, 대외적으로는 적의 갈등을 이용해 침투와 분열을 조장한다”며 “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쳐 중공에 동조하게 할 성숙한 통전 모델을 구축해 세계 각국에 보급하려는 목적”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국내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포털에 중국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댓글이 잦아지고 친중 단체가 급조되는 등 중국발 통전의 징후가 보인다”며 “실태 파악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이른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부상에 적극적인 대외 전략이 필요해지면서 해외 선전과 민간 교류를 통전부 관할로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총국장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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