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홍남기 부총리는 왜 ‘눈덩이 연금 부채’ 모른 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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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나라 곳간의 열쇠를 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언행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지난달 정부의 2020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발표 이후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와 국가부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나랏빚이 1985조원이며 처음으로 GDP를 추월했다는 언론보도는 개념상 오해에 비롯한다”고 주장하며 장황하게 설명했다.
     

    나라빚 1985조원 실체 부정해 놀라
    문 정부, 연금 개혁 논의조차 실종

    “나랏빚으로 불리는 국가채무는 상환의무가 있는 채무로 2020년 기준 846조원(GDP 대비 44.0%)이며, 국가부채는 발생주의에 입각해 작성하므로 확정부채가 717조원, 비확정부채는 1267조원이다. 비확정부채의 대부분은 공무원연금 등 연금충당부채 1044조원이다. 연금충당부채는 원칙적으로 재직자(공무원·군인)가 납부하는 기여금 등 연금보험료 수입으로 충당하므로 나라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와는 전혀 성격이 상이하다.”
     
    그렇다면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와 전혀 성격이 다르다는 홍 부총리의 주장은 진실인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044조원의 연금충당부채는 발생부채이며, 이는 연금수급자와 현재 가입자에게 이미 발생한 연금지급 예상액과 적립금의 차액으로 산정한 수치다. 따라서 재직 공무원이 미래에 납부할 보험료 수입과 그에 따른 연금 지출은 포함돼 있지 않다. 재직 공무원이 미래에 부담할 보험료 수입과 그에 따른 연금 지출을 포함하는 예측부채는 발생부채보다 훨씬 크다. 수급할 연금액이 납부할 보험료보다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무원연금의 경우 보험료 1000만원을 납부하면 연금 1500만원이 발생한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발생부채 개념의 연금부채가 가장 적고, 추정 시점이 늦춰질수록 커진다. 2016년 이후 연금충당부채가 매년 90조원 이상 증가했고, 2020년에 100조원이나 증가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홍 부총리 주장에 따를 경우 현직 공무원의 미래 보험료 수입은 포함하고 이에 따른 급여 지출은 제외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또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적자는 전액 국고에서 보전하도록 법에 명시해 놓고 있다. 경제부총리가 이런 사실조차 몰랐을까. 몰랐다면 자격미달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국민을 기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공무원 사회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강행하지 않았으면 연금충당부채는 지금보다 훨씬 커졌을 것이다. 현재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기금은 실질적으로 고갈된 상태다. 연금 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세대의 부담은 커진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무원연금은 물론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조차 실종됐다. 정부 계획처럼 공무원을 대거 증원하면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경제 관료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수난받은 집단이다. 이전에는 청와대와 국회에서 경제 관료의 전문성을 인정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는 비아냥이 웅변하듯이 경제 관료의 전문성이 무시되고 정치인의 입맛대로 경제가 운영되니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젊은 세대에 전가된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의 실패, 원칙 없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청년 일자리 기회 박탈, 부동산 정책의 잇따른 실패에 따른 청년 주거권 박탈, 선거 앞둔 시점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포퓰리즘 등 경제부총리 관할 영역에서 그동안 무수한 정책 실패를 목도했다.
     
    그 와중에 ‘나라 곳간 지킴이’라는 경제부총리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초기의 ‘결연한 의지’도 곧바로 사라지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최장수 경제부총리라는 명예’를 얻은 지금 경제 수장의 위엄을 조금이라도 기대하는 것은 과욕일까.
     
    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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