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완의 시선] 진퇴양난 부동산 세금, 시간이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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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정완 경제에디터

    그날이 다가온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대한 분수령이 될 다음달 1일이다. 원래 매년 6월 1일은 부동산 거래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만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이날을 고비로 달라지는 게 매우 많아서다. 핵심은 세금이다. 다음달 1일 기준 주택 보유자는 1년 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와 비교해 굉장히 많이 오른다. 정부가 타깃으로 하는 다주택자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웬만한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 1주택자도 증세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세금을 매길 때 기준으로 삼는 공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급등에 양도세도 인상
    매물 잠김에 집값 들썩 우려 커져
    늦었지만 실용적인 해법 찾아야

    올해 서울의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률(19.9%)은 기록적이다. 역대 최고였던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현 정부가 공시가격 결정권을 쥐기 시작한 2018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만 많이 오른 것도 아니다. 올해 서울에서 인상률 1위는 노원구(34.6%), 2위는 성북구(28%)다. 세종시에선 공시가격이 70.3% 올랐다. 한 해 공시가격 인상률이 70%가 넘는 건 생전 처음 봤다.
     
    이렇게 통계 숫자만 나열하면 실감이 잘 안 날 수도 있다. 오는 7월 재산세 고지서가 날아오면 깜짝 놀랄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오는 11월에는 종부세 고지서도 날아온다. 지난해와 비교해 수십%에서 수백%까지 오른 세금을 내야 한다. 만일 연금 생활자라면 몇달 치 연금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고도 모자랄 수 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보유세를 많이 올리면 거래세는 내려야 한다.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가는 게 맞다. 그래야 보유세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집을 팔려고 내놓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원래는 비슷한 입장이었다.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세의 일종으로 양도소득세를 언급했다. 이어 “(양도세를) 더 낮추는 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당장 양도세를 내리지는 않겠구나” 정도로 받아들였다.
     
    이후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반대로 흘러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취득·보유 및 양도의 모든 단계에서 세 부담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집을 살 때도, 갖고 있을 때도, 팔 때도 한결같이 무거운 세금을 매기겠다는 선언이었다. 시장에서 부작용을 우려한 건 당연했다. 홍 부총리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양도세 인상으로) 매물 잠김의 부작용을 정부도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급등을 피할 수 있는 시한을 제시했다. 이 시한은 다음달 1일로 종료한다.
     
    다주택자가 다음달 이후 집을 팔면 시세 차익의 최고 75%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이게 두려운 사람들은 이미 집을 처분했거나, 급하게 팔려고 내놨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달 1일이 되면 사정이 180도 달라진다. 어차피 비싼 세금을 낼 바에는 급하게 팔려고 나설 이유가 없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매물 잠김’이 현실화할 공산이 커진다. 이렇게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졸속으로 처리한 임대차 3법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진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 전월세 신고제다. 현재는 세입자의 30% 정도만 주민센터에 임대차 계약서를 가져가 확정일자를 받는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나머지 70%에겐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다음달부터는 거의 모든 전월세 계약에 대해 신고를 의무화했다. 미신고나 허위 신고에는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보도자료에서 “임대차 신고제는 임대소득 과세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결국 임대료 과세 자료로 활용할 것이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다음달 1일까지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여당은 이제야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 이런 문제들을 논의한다고 한다. 사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1차 회의에서 “당장 재산세와 양도소득세는 시급한 문제”라며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시급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여당 대표가 모처럼 시장과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인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각종 부작용을 한꺼번에 잡을 순 없겠지만 생산적이고 실용적인 해법 찾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정완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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