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주택 서민을 허탈하게 한 공무원들의 ‘특공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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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 171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짓고도 1년간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 중인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건물. 세종시 이전 대상도 아닌 이 기관 공무원들이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아 수억 원의 차익을 얻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성태 기자

    세종시 이전 기관 공무원에게 우선권을 주는 아파트 특별공급(특공)의 문제점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무주택 서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유령 청사’를 지어 특공 혜택을 받은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사례가 특공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세종시 이전 대상도 아니었는데 세금 171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짓고, 소속 공무원 40여 명이 특공을 받아 상당수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한다. 세종시로 옮겼다가 몇 년 만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해양경찰청과 새만금개발청 직원 200여 명도 ‘특공 재테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시 특공 경쟁률이 지난해 7.5대 1로 일반분양(153.1대 1)보다 크게 낮았는데, 집값 상승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7.05%였으니 서민들로선 ‘로또 특혜’에 허탈한 게 당연하다.
     

    현 정부 고위직 실거주 없이 시세차익
    대전서 세종 가는 중기부도 특공 논란

    공무원 특공은 꾸준히 문제점을 노출했다. 수도권에 살다가 직장을 이유로 멀리 이사해야 하는 공직자에게 양질의 주택을 제공해 주자는 취지였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 고위공무원 재산변동사항’을 보면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아파트를 지켰다. 시세가 2~3배 올랐고, 임대하다 시세차익만 거둔 경우가 허다했다. 실제 거주할 필요도 없는 아파트를 쉽게 사게 해주면서 취득세 등 세금까지 깎아줬으니 도덕적 해이와 편법이 판치지 않는 게 이상할 지경이었다.
     
    무주택 서민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특공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 나온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가점제로 뽑는 일반공급에선 무주택 10년 이상이어도 자녀 수 등에 따라 당첨이 어려운데, 공무원이라고 너무 우선권을 준다” “장애인·신혼부부 특공은 평생 한 번인데 이전 기관 특공은 중복 당첨도 가능하다”는 비판 글이 올라온다. 대전에서 차로 30~40분 정도 거리인 세종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이전을 허용하며 특공 혜택까지 받도록 한 것도 정부의 행정편의주의 사례로 꼽힌다.
     
    집값 폭등으로 등 돌린 부동산 민심을 잡겠다는 정부라면 특공 문제를 대대적으로 수술할 각오로 임해야 한다. 관평원 사안은 특공 외에도 행안부·기재부 등이 예산 지원과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당시 관세청장의 로비 의혹은 어느 정도였는지 규명돼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수사 의뢰를 언급했으니 결과가 주목된다. 장차관 등이 실거주 없이 매각해 왔는데도 올해부터 실거주 의무를 두는 등 정부는 늑장 대처해 왔다. 전매 금지 및 실거주 의무 기간을 늘리고 이전 기관에 대한 특공 혜택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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