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대책, 미봉책으로는 혼란 안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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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부동산특위 위원장까지 교체했으나 이날 재산세 감면 상한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는 선에서 논의를 일단락했다. 오종택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세제 전문가로 바꿔 가며 떠들썩하게 논의했던 부동산 대책의 결말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됐다. ‘큰 산이 흔들리더니 겨우 쥐 한 마리 나왔다’는 얘기다. 어제 열린 부동산특위는 재산세의 한시적 감면 상한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추가로 1주택자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이 모든 혼란의 출발점인 공시가격 인상 속도 조절은 논의조차 안 됐고,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역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집값, 전·월세 불안에도 정책 기조 고수
    1주택자는 과도한 세 부담 면하게 해야

    결국 기존 정책 기조는 사실상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재산세 감면 대상을 늘리기로 했지만 감면 효과는 평균 몇만원에 그친다. 이 정도로는 국민이 세 부담 완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4년 연속 공시가격을 두 자릿수 인상한 결과,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가 종부세 과세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기본 틀이 바뀌지 않으면 민주당은 국민의 고통과 시장 혼란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초 이번 논의는 부동산 정책 실패가 지난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정책을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 급격한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의 완화가 초점이었다. 특히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가 급등하면서 취득세·양도세 등 거래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보유세와 거래세 모두 무거우면 시장에서는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된다. 결국 매물 잠김과 풍선효과만 극심해져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을 부채질한다.
     
    이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 부동산은 또다시 꿈틀대고, 다음 달 1일 전·월세 신고제 시행 여파로 서울에서는 같은 아파트의 같은 평수 전셋값이 두 배 차이 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간 집값 불안의 무풍지대였던 강원도 춘천시조차 7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쏟아질 정도로 풍선효과가 퍼지고 있다. 그야말로 부동산 정책 실패의 후폭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하지만 김부겸 국무총리는 “집값이 오른 것은 불로소득”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환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 부담 때문에 평생 거주한 1주택자조차 주거 불안이 커지고, 전·월세 폭등으로 무주택자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는데 너무 안이하고 편협한 인식이다. 일부 은퇴자는 수개월치 연금을 모아 보유세를 납부해야 한다. 고령자·장기보유 감면이 있다고 해도 70세가 넘고 15년 이상 보유해야 혜택을 체감할 수 있다. 민주당은 미봉책에 그치지 말고 더 확실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투기와 무관한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국민이 고통스러우면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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