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비타민C 판매 늘어도 감기 환자 줄지 않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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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라 그런지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요즘 최고의 덕담이다. 하지만 막상 건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을 던지면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다. 어떤 이는 면역력 강화를 주장하고, “이것 먹었더니 좋아지더라” “이런 운동이 좋더라”라며 조언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 나름대로 이유를 제시하지만, 한쪽에 치우친 지식과 경험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
     

    건강보조제에 수백만원 쓰기보다
    정확한 건강 지식 갖추는 게 우선

    게다가 요즘 방송과 유튜브 및 홈쇼핑 채널에는 건강 관련 정보가 넘치고 또 넘친다. 별의별 정보들이 상업적 목적과 연계되어 우리 주변을 휘젓고 다닌다. 최근에는 자사 유산균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엉뚱한 발표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기업도 있었다. 넘치지만 검증된 정보는 별로 없고, 상업적인 목적까지 가세한 왜곡된 건강정보가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면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끝이 없는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 기능이다. 구멍이 생기면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면역체계는 상당히 복잡하고 정교하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오면 급한 대로 1차 방어를 해주고, 이후 더 정밀한 방어체계를 구성해 훨씬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이들을 사멸시켜 준다. 이에 더해 침입자를 기억해뒀다가 재감염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억 체계도 구축해준다.
     
    이런 기능을 한두 가지 세포가 아니라 다양하고 엄청나게 많은 면역세포가 여러 신호 물질들을 주고받으며 수행한다. 이렇다 보니 정말 많은 영양소가 다양한 과정에서 필요하다. 면역력 향상에 좋다는 한두 가지 영양소나 음식으로는 이런 수요를 충당하고 면역력을 제대로 강화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식품이나 영양제에 치중한다면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받지 못해 결국 면역기능 저하라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비타민C가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광고가 나오고, 면역기능 강화를 위해 이를 복용한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비타민C 판매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어도 그 덕분에 감기 환자가 줄었다는 보고를 본 적은 없다.
     
    요즘 들어 감기 환자가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이는 비타민C를 이전보다 더 복용해서가 아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가 가져다준 효과다. 면역력 향상은 이렇게 비싼 돈 들여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약간의 지식을 갖추고 제대로 실천만 해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우리의 인식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건강 보조제에 수백만 원을 쉽게 지출하지만, 정작 고혈압·당뇨병 치료제는 1만원 내외의 약으로 치료한다. 이런 질병의 합병증인 뇌졸중·심근경색증 위험을 줄이고 생명을 늘려주는 역할도 값싼 약들이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주변에서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저렴한 약의 가치를 낮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에서는 이런 약들이 처방받기 어렵고 상당히 비싸다. 외국에선 고가의 의료비용을 절감할 목적으로 건강보조제나 기능식품들을 찾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보험 덕분에 의료비용이 낮다 보니 오히려 건강보조제를 선호하는 아이러니한 경향이 생겼다. 지금도 진료실에서는 비싼 돈 들여 오메가-3나 기타 영양제를 보조적으로 먹는 환자를 만날 수 있다.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면 동의하겠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아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당장에 면역력을 증강하고 코로나19도 예방할 수 있다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비싸고 특별한 것이 좋다는 생각도 곤란하다. 오히려 코로나19 시대엔 기본에 충실하고 제대로 된 건강지식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제대로 알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을 증진하는 비법이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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