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마스크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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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예 P팀 기자

    1969년 7월 5일. 특수종이로 만든 방균 마스크를 쓴 3명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닐 암스트롱 아폴로 11호 선장과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이었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 도장을 찍기 위해 나선 이들은 기자회견을 방균실에 앉아서 했다. 보름 뒤 우주여행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 인류 첫 달 탐사 성공을 위해선 이들에겐 ‘방균(防菌)’이 필수였던 터다.
     
    감염이나 유해물질을 막아내기 위한 마스크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때로 올라간다. 전쟁터에서 적이 피운 불과 연기를 피하기 위해 코와 입을 가렸는데 고대 로마 시대 작가인 플리니 디 엘더의 기록에 따르면 광산의 인부들은 동물의 방광을 활용해 코와 입을 막았다고 한다. 마스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10년의 일이다. 청과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 한 사냥꾼이 폐페스트에 걸리면서 번지기 시작했다. 2년간 만주에서 6만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의 의사 우롄더(吳連德·1879~1960)는 이 무시무시한 병이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천과 거즈를 사용해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후의 일들은 우리가 아는 대로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마스크는 많은 곳에서 쓰이기 시작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 1년 반 가까이 세계인의 일상에선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 마스크를 오는 7월이면 벗을 수 있게 된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1차 백신 접종을 맞은 사람은 야외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2차 접종까지 다 한 사람들에겐 ‘5인 이상 집합금지’ 예외를 둔다고도 했다. 마스크 없는 삶을 꿈꿔온 우리에겐 기쁜 소식이다.
     
    그런데 찝찝하다. 왜일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이유가 다른 데 있어서다. 접종을 주저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는데,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당근책’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한 달 전 가장 먼저 마스크를 벗어 던진 이스라엘은 1차 접종자가 60%를 넘자 마스크 해제를 선언했다. 반면 우리는 불과 7%대의 국민이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로 국민 절반 접종은 7월에도 요원하다.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이라며 코로나 브리핑 때마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던 방역당국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국민이 진짜로 바라는 건 노(No) 마스크가 아닌 집단면역이지 않나.  
     
    김현예 P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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