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국의 시간은 분열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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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이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기애’가 다시 정국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은 해야겠다”며 최근 발간한 『조국의 시간』을 통해서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잡아 족쳤던 상황”에 빗대며 사모펀드와 입시비리, 웅동학원 비리 의혹에 대해 ‘사소한 도덕적 잘못’이란 취지로 해명했다.
     

    책에서 자기 합리화와 피해자 코스프레
    내로남불 대표주자답게 성찰·반성 없어

    이는 끝없는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비리가 비리가 아니고 부패가 부패가 아니며 범죄가 범죄가 아니라고 강변하다가 사실과 도덕의 기준마저 무너뜨리는”(진중권) 바로 그 경지다. 한마디로 ‘피해자 코스프레’다. 제대로 된 성찰이나 반성도 없었다.
     
    현실은 전혀 다르다. 부인 정경심씨는 1심에서 14개 혐의 중 10개가 인정돼 징역 4년,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38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히 입시비리 혐의는 모두 인정됐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 자신도 2019년 12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혐의만 해도 뇌물수수·위조공문서행사 등 11개나 된다.
     
    그는 진실을 다투는 법정에선 300번 넘게 증언을 거부했다. 공판중심주의를 외쳤던 형법학자인데도 법정 밖 장외전을 벌였다. 이번 책도 그 연장선이다. 571쪽이니 어지간히 많은 말을 했다. 정작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표창장 위조 건이 일례다. ‘윤석열 검찰’의 쿠데타라고 비난했지만, 자신에 대한 정권 차원의 비호에 대해선 눈감았다. 오죽하면 수사 후 좌천당한 한동훈 검사장이 “조국 사태에서 비리를 저지른 것보다 권력으로 비리를 옹호한 게 훨씬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전국 검찰 공무원에게 권력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면 이런 험한 일 당하니 알아서 말 잘 들으라는 사인을 준 것”이라고 개탄했겠는가. ‘내로남불’의 대표주자답게 참으로 염치가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조국의 시간’은 분열의 시간이었을 뿐이다. 광화문과 서초동에 수십만, 수백만 명이 모여 “조국 퇴진”과 “조국 수호”를 외치며 사실상 드잡이를 한, 한국 민주주의의 역진이었다. 이미 다수의 시민은 분명한 거부 의사도 표현했다. 그 결과가 4·7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례적 참패였다.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한 유권자들은 “현 정권의 위선을 제대로 보여준 게 조국 사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조국 사건에 대한 반성과 손절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국 지지자’들은 쪼그라드는데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조 전 장관을 향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이낙연), “가슴이 아리다”(정세균)고 한다. 조 전 장관이 미친 해악이 참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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