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관평원 특공은 ‘공직 특권 투기’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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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국민 분노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LH 신도시 투기 사태에 이어 이제는 중앙부처가 기름을 부었다.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행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법적 근거도 없이, 실제 사용도 못 한 171억 원짜리 공실 건물을 만들어 놓고 이를 빌미로 세종시에 공무원 특별공급(특공) 아파트를 분양받는 놀라운 재테크 신공을 선보였다.
     

    미봉책으로 대충 끝낼 일 아냐
    기존 특공 철저히 전수조사 해야

    국무조정실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감사원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감사 대상으로 꼽았다. 야 3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시민사회는 이참에 아예 특공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아파트 특공 문제는 이전 정권부터 제기돼 왔던 제도적 문제를 간과하면서 비롯됐다.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혁신도시와 세종특별시를 건설하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이주 유인책으로 만든 게 특공 대책이었다. 그 제도의 출발 자체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불안한 것이었다. 거기에 최근의 아파트값 폭등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던 정부의 무능한 대책에 민심도 악화됐다. 이에 따라 특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공직 내부에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다 여러 법적 쟁송이 우려된다며 기왕에 진행된 것이라고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게 지금 국민의 명령이다. 당정 협의에서 세종시 특공 제도를 폐지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하지만 어물쩍 면죄부 하나 달랑 주고 덮고 넘어가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미봉책으로 무마할 게 아니라 잘못된 문제를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앞으로는 문제의 소지를 없게 하겠다는 것은 공정이니 정의니 부르짖어온 문재인 정부의 구호에도 걸맞지 않다.
     
    원인 규명, 책임 소재 명확화부터 하나하나 따지고 분명히 하면서 문제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에 접근해가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개혁조차 마다하고 공직사회 전체를 파렴치 집단으로 계속 추락하게 하려 하는가.
     
    새삼 돌이켜 보자. 이번 특공 문제를 부각한 관평원의 이전 청사 문제는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다. 관세청은 근거 없는 무리한 청사 신축을 위해 다방면으로 기를 썼고, 기재부는 불분명한 근거로 예산을 편성해줬다, 행안부는 착공이 50%나 진행된 2018년에서야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행복청은 이전 고시 계획에도 없던 관평원에 특공 허가를 내줬다. 감사원은 해당 기관이 잘 협의하라는 식으로 감사를 마쳤다. 이 정부가 그렇게 외치던 국민을 위한 적극 행정은 어디로 가고, 공무원을 위한 적극 행정만 남았나.
     
    이번 관평원 사태는 공직을 이용한 투기 행태의 축소판이다. 국민 눈에는 공정하지 못한 행정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관련 부처와 책임 있는 기관은 모두 나서서 법과 원칙의 관점에서 잘못을 돌이켜 시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각 기관이 조금씩 조금씩 불가피하게 진행됐다고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비겁하게 은근슬쩍 묻어가려 들지 말아야 한다. 국무조정실의 정부 합동조사도 경찰 특수본 조사도 부실하고 지지부진하다. 여론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이참에 정부는 혁신도시와 세종시 등의 공무원 특공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공적 영역이라는 이유로 비상식적인 특혜를 당연시했던 분야와 영역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계속되는 공무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 때문에 국민의 냉소와 불신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불신의 과부하로 인해 공적 영역을 모두 범죄 집단으로 여기면서 결국 사회적 신뢰 자본을 잠식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국민의 엄중한 분노에 상응하는 대책을 속히 내놔야 한다.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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