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한·미 정상회담 성적은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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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5월 21일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몇 점짜리일까. 두 정상은 동맹으로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과 문 대통령 주변 이데올로그들의 무조건적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주장이다. 두 정상은 다년(6년)간 협정을 맺었을 뿐 아니라,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하기로 했다. 또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 종료를 인정했는데, 이는 ‘서울’을 신뢰한다는 표시다. 이 부분에서 두 정상의 성적은 확실한 A다.
     

    동맹·기술협력 A, 대만 언급 놀라
    ‘한반도 비핵화’ 표현 쓴 것은 잘못

    필수 과목 중 하나로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첨단산업 전략)와 ‘쌍순환’(내수·수출의 이중순환) 전략에 대응하는 한·미 기술 협력 문제도 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기술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공동의 안보·번영 증진을 위해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했다. 이는 중국의 약탈적(predatory) 기술 전략에 맞서 한·미가 5G 기술개발과 수출통제, 기술경쟁력과 국가안보 보호 등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핵심(epicenter)이 되기로 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기술 부분에 250억 달러(28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도 했다. 두 정상은 마땅히 A를 받을 만하다.
     
    대북 문제는 까다로운 과목이었다. 정상회담 한 주 전에도 문 대통령의 참모들은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받아내려고 했고,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팀은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였다. 결국 두 정상은 입장 불일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대신 “조율해 나가겠다”는 선에서 정리했다. 바이든 정부가 이번에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발표했는데, 김 대표가 노련한 대북협상가이지만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직한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관계 진전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런가 하면 미국은 한국이 선호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다. 애석하게도 ‘조선반도 완전한 비핵화’는 비핵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언어다. 서울의 포용론자들은 평양에 “워싱턴을 설득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바이든 정부가 별 의미 없이 수사학적 양보를 했을 수 있다. 그래도 실수다. 따라서 조율 노력만 보면 A겠으나 북한의 협상 틀을 사용했다는 점에선 낙제점이다. 결과적으론 북한이 어찌 반응하느냐에 달렸기에, ‘불완전 이수’로 처리해야겠다.
     
    지역 전략은 문 대통령이 고전해온 과목이다. 미·중 경쟁과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데 골몰한 나머지 미국은 물론 일본·인도·호주·영국·프랑스·캐나다 등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에서도 고립되었다. 이번에 긍정적인 점은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지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고 합의했다는 것이다. 적시하지 않았지만 명백히 중국의 고압적 행동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 ‘한·미·일 3국 협력의 근본적인 중요성’이나 ‘규범에 기반한 질서’ 언급 역시 의의가 있다. 부정적인 면은 문재인 정부가 자체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미국 전략의 핵심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 간의 네트워킹이란 점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양자만 강조한 게 다소 실망스럽다. 그렇더라도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 강조는 예상치도 못하고 전례도 없는 행보로, 필요하다면 중국의 분노도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보여준다. 이 과목에선 A-다.
     
    이 밖에도 긴밀한 동맹 관계를 증명하는 일들이 있었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 두 번째 정상이란 점도 상징적이다. 결론적으로 최소한 A-는 될 것이다. 잘했다(well done).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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