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용구 사건 은폐한 책임자들 엄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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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 조사를 받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표는 3일 수리됐다.[뉴시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 조사를 받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표는 3일 수리됐다.[뉴시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술에 취해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사건 발생 6개월여 만에 공개됐다. 만취 상태에서 일반 시민의 목을 조르고 쌍욕을 퍼붓는 장면을 보면 법치 행정의 최고위 공직자라고 하기엔 민망할 따름이다.
     

    파렴치 폭행 저지르고 반년간 법무차관
    청와대와 검경, 위법 알고도 숨긴 정황

    이 차관이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해 11월 8일 택시기사에게 합의금조로 1000만원을 주면서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는 택시기사의 진술은 귀를 의심케 한다. 증거 인멸 교사에 해당하는 범죄다. 이 차관은 합의금이 블랙박스 영상 삭제 대가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여서 드리게 됐다”고 했다. 공직을 위한 입막음용으로 건넸다고 자인한 꼴 아닌가.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람에 대해 경찰은 서둘러 ‘단순 폭행’으로 내사 종결하고 청와대는 고위 공직 임명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이 차관은 취임 뒤 사건이 재점화돼 피의자로 전환됐다. 그 후 5개월이 넘도록 법무 행정의 최고위직에 앉혀 둔 것도 전례가 없다. 그의 사표는 3일 수리됐다.
     
    최근 검찰과 경찰의 수사로 새로 드러난 팩트들을 보면 청와대와 경찰이 이 차관 폭행 사건을 축소·은폐하며 내사종결 처리하는 과정에서 협력했으리라고 보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애초 내사를 담당했던 서울 서초경찰서가 이 차관이 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로 거론된다는 사실을 사건 사흘 뒤 파악하고,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경찰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난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경찰은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 해명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서초서가 알고 있고, 서울청에도 전달됐다면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보고됐으리라고 보는 건 상식에 속한다. 당시 정부가 이 차관 임명을 강행한 이유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추진 과정에서 총대를 멜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민변 출신으로 조국·추미애 장관에 걸쳐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그가 적임자였다. 피해자인 택시기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말 자신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할 때 이미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갖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청와대에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차관 폭행 사건은 ‘경찰판 김학의 임명 강행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청와대와 경찰이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동영상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던 것과 닮았다. 거짓과 위선, 위법과 탈법이 얽히고 설켰다. 그 뒤에는 더 큰 권력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권력자의 범죄 혐의를 숨기고 국민을 속였다는 점에서 연루 경찰관들에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불어 청와대도 ‘민생 갑질’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공직 기강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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