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읽기] ‘가오카오’ 날 중국 엄마는 왜 ‘치파오’ 입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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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는 ‘자녀가 용이 되기를 바라는(望子成龍)’ 부모의 마음이 중국을 지배했다.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7일 시작해 지역에 따라선 10일까지 이어졌다. 1977년 가오카오 부활 이래 역대 최다인 1078만 명이 응시해 새 기록을 세웠다.  

    중국 후난성 창사의 엄마들이 지난주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 시즌이 시작되자 ‘치파오’를 입고 수험장 앞에 나와 자녀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천만 수험생 감독을 위해 백만 가까운 시험 감독관이 동원됐다고 한다. 한데 정작 올해 가오카오에서 눈길을 끈 건 ‘치파오(旗袍)’ 입은 중국 엄마들이었다. 자녀가 시험을 보는 데 엄마들은 왜 원피스 모양의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걸까.

    중국 대학입학 시험인 ‘가오카오’ 시작되자
    중국 엄마들은 청대 전통의상 ‘치파오’ 입고
    아버지는 ‘마고자’, 수험생은 보라색 팬티 착용

    치파오 유래와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흔히 청(淸)대 의상으로 알려진다. 만주족의 기인(旗人) 여성이 주로 입어 ‘기녀지포(旗女之袍)’에서 치파오가 유래했다고 한다. 치마에 옆트임이 있어 여성미와 실용성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수험생 엄마들은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 첫날 붉은색 '치파오'를 입는다. 좋은 출발을 한다는 ‘개문홍(開門紅)’의 ‘홍(紅)’에 착안한 것이다. [중국 소후닷컴 캡처]

    중국 수험생 엄마들은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 첫날 붉은색 ‘치파오’를 입는다. 좋은 출발을 한다는 ‘개문홍(開門紅)’의 ‘홍(紅)’에 착안한 것이다. [중국 소후닷컴 캡처]

    한데 중국 엄마들은 왜 가오카오 때 특히 시험 첫날 치파오를 입고 수험장으로 자녀 응원을 나왔나. 평생 처음 치파오를 입은 엄마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유는 치파오의 치(旗)가 한자 성어 ‘치카이더성(旗開得勝)’의 첫 글자 치와 같기 때문이다.
    치카이더성은 ‘군대가 깃발을 펼치자마자 승리를 얻는다’는 뜻으로 시작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 엄마들이 치파오를 입는 데는 이처럼 자녀들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담겼다.

    '가오카오' 둘째 날은 녹색 '치파오'를 입는다. 줄곧 푸른 신호등을 달리라는 ‘일로녹등(一路綠燈)’의 ‘녹(綠)’에서 따왔다. [중국 바이두 캡처]

    ‘가오카오’ 둘째 날은 녹색 ‘치파오’를 입는다. 줄곧 푸른 신호등을 달리라는 ‘일로녹등(一路綠燈)’의 ‘녹(綠)’에서 따왔다. [중국 바이두 캡처]

    시험 날짜에 따라 치파오 색깔도 변해야 한다. 첫날은 붉은색 치파오가 제격이다. 좋은 출발을 한다는 말 ‘개문홍(開門紅)’의 ‘홍(紅)’에 착안한 것이다. 둘째 날은 녹색 치파오를 입어야 한다. 줄곧 푸른 신호등을 달리라는 ‘일로녹등(一路綠燈)’의 ‘녹(綠)’에서 따왔다.
    셋째 날은 회색(灰色)이나 황색(黃色) 치파오가 좋다. 휘황찬란하게 나아가자는 ‘주향휘황(走向輝煌)의 휘(輝)와 회(灰)의 중국어 발음이 ‘후이’로 같고, 황(煌)은 황(黃)과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가오카오' 셋째 날은 황색(黃色) '치파오'가 권장된다. 휘황찬란하게 나아가자는 ‘주향휘황(走向輝煌)'의 황(煌)이 황(黃)과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중국 소후닷컴 캡처]

    ‘가오카오’ 셋째 날은 황색(黃色) ‘치파오’가 권장된다. 휘황찬란하게 나아가자는 ‘주향휘황(走向輝煌)’의 황(煌)이 황(黃)과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중국 소후닷컴 캡처]

    말장난 같지만, 중국 엄마들은 진지하다. 일각에선 이왕 치파오를 입었으니 하이힐을 신고 진주목걸이도 하는 게 좋다고 권한다. 엄마의 단아하고 우아한 기품이 치파오의 옷깃인 스탠드칼라와 함께 살아나 자녀의 사기를 북돋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버진들 가만있을 수 없다. 마고자인 ‘마과(馬卦)’를 입어야 한다. 이는 신속하게 승리를 쟁취한다는 ‘마다오청궁(馬到成功)’의 마(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험생 자녀는 보라색 팬티를 입는 게 좋다고 한다.

    중국의 한 학부모가 자녀가 대입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오카오 필승’이란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한 학부모가 자녀가 대입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오카오 필승’이란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

    ‘보라색 엉덩이는 이긴다’는 뜻의 ‘즈딩잉(紫腚贏)’이 ‘반드시 이긴다’는 말 ‘즈딩잉(指定贏)’과 발음이 같아서다. 한편 수험장에 가는 차량번호에는 6이 들어가야 하고 운전사는 말(馬)띠여야 한다.
    6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라는 ‘류류다순(六六大順)’에서, 또 말띠는 마다오청궁과 연결되는 이유에서다. 시험지를 받아 든 수험생은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시험지에 입을 맞추는 게 좋다.  

    중국의 한 학부모가 후베이성 우한의 한 '가오카오' 수험장 앞에 제단을 차려놓고 향불을 피우며 자녀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중국의 한 학부모가 후베이성 우한의 한 ‘가오카오’ 수험장 앞에 제단을 차려놓고 향불을 피우며 자녀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입을 맞춘다는 ‘원궈(吻過)’가 안전하게 통과한다는 ‘원궈(穩過)’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그 외 답을 맞혔다는 체크 표기인 ‘√’가 나이키 상표와 비슷한 데 착안해 수험생은 나이키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상술도 활개를 치고 있다.
    그러자 정작 중요한 건 수험생 실력인데 엉뚱한데 힘을 쏟으며 옆길(旁門左道)로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치파오 입고 수험장 앞에 서서 자녀가 부디 좋은 성적 거두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엄마들 애틋한 마음을 세상 그 누가 감히 탓할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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