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체적 불법 드러난 광주 건물붕괴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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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장정필]

    주택 재개발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상가 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54번 시내버스 참사’의 원인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재개발 철거 업계의 불법 재하도급 관행, 비용 감축을 노린 위법적 철거 행태, 행정당국의 관리·감독 부실 등 고질적 안전불감증의 축소판 같다.
     

    불법 하도급 관행 따라 날림 철거
    제보 묵살, 관리·감독 책임 물어야

    참사 희생자 9명의 장례가 어제로 마무리됨에 따라 국가수사본부가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철저히 가려내는 일이 남았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증언을 종합하면 이번 참사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시한폭탄을 안고 있었다. 불법 하도급 관행이 이번에도 버젓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을 4630억원에 수주한 현대산업개발은 한솔기업에 1차 하도급을 줬고, 백솔건설에 재하도급을 줬다. 이 과정에서 철거 공사비가 3.3㎡당 28만원에서 4만원까지 줄어들면서 날림 철거가 이뤄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재개발조합과 한솔기업이 철거 공사를 위해 광주시 동구청에 지난달 14일 제출해 허가받은 해체 계획서는 하자투성이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해체 계획서에는 건물 구조 안전 계획과 붕괴를 예방할 구조 보강 계획이 포함돼야 하는데도 업체가 제출한 계획서에는 누락됐다. 학동4구역 철거 대상 11개 동은 건물 구조 유형이 각기 다른데도 특정 해체 공법을 적용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외벽 철거 순서도 지키지 않았다. 건물 해체 작업은 신고 따로, 작업 따로였다. 당국에 신고한 해체 계획서와 달리 1~2층을 먼저 허문 뒤 건물 뒤쪽에 쌓아둔 3~4층 높이의 흙더미 위에서 굴삭기로 해체 작업을 했다. 비산먼지를 줄인다면서 평소보다 두 배 많은 물을 뿌리는 바람에 흙더미가 무너지면서 굴삭기가 건물을 덮쳤고 결국 건물 붕괴를 초래했다.
     
    그런데도 감리 책임자는 철거 현장에 나가지 않았고, 사고 당일 감리일지조차 작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붕괴사고 두 달 전부터 인명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시민의 공익 제보가 있었으나, 광주시 동구청은 안전조치 공문만 발송하고 현장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막대한 재개발 이익을 챙기면서 안전을 무시한 대가는 17명의 인명 피해로 돌아온 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 사고 현장을 찾아 “철거 공사 과정에서 정치권 등의 유착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수사력을 총동원해 사건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철거업체와 감리회사, 시공사 관계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엉터리 해체 계획서를 허가하고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광주시 동구청은 물론 조폭 연루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 참사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해 다시는 후진국형 인재(人災)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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