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백팩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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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헌 산업1팀 기자

    두 줄과 한 줄은 땅과 하늘 차이다. 백팩과 서류가방 얘기다. 어깨끈 두 줄의 백팩과 한 줄 서류가방은 디자인은 물론이고 용도나 실용성에서 서로 다르다. 때론 백팩은 세대를 구분하는 물건이 되기도 한다. 두 줄의 어깨끈은 젊음을 상징한다. 백팩에 이런 이미지가 덧입혀진 건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시사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지퍼를 가진 백팩은 1938년 게리 아웃도어가 발명했다. 다양한 물건을 편리하게 담을 수 있는 백팩은 캠핑과 하이킹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백팩은 학생들의 통학 문화를 송두리째 바꿨다.
     
    1967년 잔스포츠(JanSport)가 등장하면서 학생용 백팩 시장이 열린 것이다. 당시 학생들은 서류가방이나 크기를 작게 만든 서류가방 형태의 사철(satchel)을 들고 통학했다. 잔스포츠는 나일론으로 짠 백팩을 개발해 판매했다. 가볍고 튼튼하고 양쪽 어깨에 멜 수 있는 백팩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물건으로 금세 자리 잡았다. 국내서도 백팩 문화가 빠르게 확산했다. 1990년대 대학가는 특정 브랜드 백팩이 양분할 정도였다. 요즘엔 초등학생은 물론이고 유치원생도 백팩을 메고 다닐 정도로 대중화됐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백팩은 191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국내에선 괴나리봇짐이 백팩과 비슷한 뜻을 지닌 말이다. 괴나리봇짐은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을 말한다. 희고 큰 베보자기에 객지에서 사용할 물건을 넣고 말아서 꾸린 짐을 등에 짊어지고 다녔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는 종이·붓·벼루 등을 괴나리봇짐에 넣어 말았다. 이렇게 보면 백팩은 괴나리봇짐의 현대적 해석이다.
     
    국회에선 백팩이 등장할 때마다 화제가 된다. 조국 전 장관에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백팩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시절 국회에서 연 의혹 해명 기자간담회에 백팩을 메고 참석했다. 이 대표는 백팩을 멘 채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첫 출근했다. “이렇게 큰 이슈가 될지 몰랐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광화문 직장인에겐 흔한 일상이 한강 건너 여의도에선 관심이 집중되는 무언가로 거듭난다. 정치적 마법이거나 국회와 일상의 괴리다. 이 대표가 직장인의 일상을 국회에 심어주길 바란다.  
     
    강기헌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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