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정의 왜 음악인가] 상반기 승전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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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정 문화팀 기자

    ‘요새는 누가 잘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음악계 스타는 대대로 이어져 왔다. 주로 콩쿠르를 통해서였다.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동토의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태생 최초로 2위에 입상한 때가 1974년. 5살 위의 누나 정경화가 그에 앞서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맏이인 정명화가 제네바에서 우승하면서 서양인 일색에 한국인도 주목받는 별천지가 펼쳐졌다. 2000년대엔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조성진까지, 피 말리는 대형 대회에서 한국 스타가 잇따라 탄생했다.
     
    다음은 누구일까. 올 상반기에 그야말로 ‘줄줄이’ 전해진 소식을 들여다보자. 지난 1년 반 동안 팬데믹을 겪으며 일종의 맷집이 생긴 국제 음악 대회들이 최근 다시 개최됐는데 여기에서 한국인들이 계속해서 입상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승전보의 분위기가 좀 다르다. 무엇보다 소식의 종류가 다양했다. 유럽의 콧대 높은 대회에서 우승한 연주자는 독주자가 아닌 현악4중주 ‘팀’이었다. 또한 연주에 많이 몰려있던 한국 음악가들은 창작 쪽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작곡가 신동훈은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아바도 작곡상을 받았다. 분야가 다양해지니 ‘한국 최초’ 타이틀을 숱하게 붙여야 할 정도였다.
     

    2018년 시작한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 [사진 MPyC]

    2018년 시작한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 [사진 MPyC]

    꼭 누군가와 겨뤄 이겨야만 실력이 입증되진 않는다. 소프라노 박혜상,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권위 있는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이 발탁해 본사가 직접 계약했다. 거기에다가 음악가들에게 기획력도 생겼다. 유럽과 북미의 음악 페스티벌에서 예술 감독을 맡은 젊은 연주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케스트라도 빼놓을 수 없다. 독주에서 뻗어 나갔던 선배들의 뒤를, 합주할 줄 아는 후배들이 뒤따르고 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손열음 예술감독은 “세계 각국에 협연하러 갈 때마다 오케스트라에 한국 단원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특히 역사와 체력 면에서 한국인에게 버겁다고만 했던 관악기들, 즉 클라리넷·오보에·플루트, 금관악기 호른까지, 한국 연주자들은 이제 다양하게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 오케스트라에서 수석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여름마다 모여 연주하는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수준은 초현실적일 지경이다.
     
    꼭 해외에서 인정받아야만 ‘스타 연주자’인가? 이 공식에도 서서히 금이 간다. 유튜브와 SNS 채널을 기막히게 활용하는 연주자들은 오프라인 무대에 오를 때마다 매진 사례로 음악 산업을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는 ‘로컬’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
     
    마음껏, 힘껏 다양해진 음악가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다음 스타는 누구일까. 아마도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모두 다를 것이다. 새로운 음악 인류의 탄생이라 부를 만큼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호정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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