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선 일정 집안싸움 민주당, 국민 보기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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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 김용민(오른쪽), 김영배 최고위원 등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그제 당 최고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어 대선 경선 연기 여부를 논의했으나 또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같은 문제를 의논한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결정하지 못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현행 당헌에 규정된 ‘180일 전 선출’을 기본으로 해서 대선경선기획단이 선거 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25일 최고위에 보고하고, 그 보고를 받은 뒤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선 연기와 연기 불가를 주장하는 후보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하는 양상이어서 경선 일정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 후보 선출 이재명-비이재명 충돌
    민생·혁신 뒷전, 정략적 득실 계산 몰두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 내 대선 후보들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김용민·백혜련 최고위원 등이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을 냈다. 친문 성향의 강병원·김영배 최고위원 등은 “경선 연기론에 타당성이 있으니 검토하자”고 맞섰다. 현재 민주당 내 대선 후보들 중 이 지사와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연기 불가 입장이다. 반면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은 경선 연기와 당무위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큰 틀에서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 측은 경선을 연기할 ‘상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바꿔 경선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이재명계 인사들은 코로나19 극복 이후 정상적인 경선을 통해 흥행을 도모하자고 주장한다. 원칙을 따진다면 이 지사 측에 명분이 더 있어 보이지만 경선은 참여하는 후보들의 합의가 중요한 만큼 경선 연기론에도 일정 정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이 지사는 시간을 끌 경우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해 ‘원칙대로’를 고수한다. 반면에 다른 후보들은 자신들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한 만큼 경선 연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후보들의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은 늘 있는 일이지만 현재의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두 달이 넘도록 민심을 다독이거나 혁신하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내부 권력다툼에만 매몰되는 것처럼 보인다. 선거 이후 민주당은 반성과 혁신을 되뇌었지만 최근 내놓은 각종 세제 개편안이나 정책은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류의 위선과 오만을 버리라는 국민의 명령은 이미 잊은 듯 강성 친문 세력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그 사이 국민의힘은 36세의 이준석을 대표로 선출하며 개혁적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지금이라도 민주당 지도부는 리더십을 발휘해 경선 일정을 둘러싼 혼란과 충돌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민생보다는 집안싸움에 열중하는 민주당에 실망하는 국민이 더 늘어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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