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사수석 안 바꾸면 대통령이 책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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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외숙 신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이 2019년 5월 28일 춘추관 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뒤쪽은 조현옥 전 인사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경질을 두고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초대 인사수석이었던 정찬용 전 수석이 어제 “인사라인이 책임지지 않으면 대통령에게 책임을 다 떠넘긴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2005년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도덕성 논란 끝에 사흘 만에 물러난 걸 거론하며 “노 대통령에게 ‘이럴 때는 인사수석의 목을 치라’고 했더니 노 대통령이 ‘정 수석이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내가 목을 치냐’고 했다”며 한 얘기였다. 타당한 지적이다.
     

    여권 수뇌부에서도 김외숙 경질 요구
    청 “수석 책임 아니다”라고만 할 텐가

    김 전 비서관 건은 문재인 정부의 이전 인사 실패들보다 ‘악성’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심각할 때 기용된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서류만 봐도 알 만한 ‘투기꾼’(익명을 요청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는 점에서다. 여권 수뇌부에서도 청와대 인사라인, 특히 김외숙 인사수석 책임론이 나온 까닭이다. 특히 백혜련 최고위원은 “인사수석이 총책임을 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고 ‘우군’인 참여연대도 “인사수석을 경질하는 등 관련 참모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인사 대상자가 털어놓지 않는 한 알 수 없다”는 해괴한 해명과 함께 “인사수석이 모든 것을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고 버텼다. 이전과 유사한 태도다. 이는 정 전 수석이 지적했듯 결과적으로 비판의 화살을 문 대통령에게 돌리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실 김 전 비서관이 기용될 수 있었던 건 다음과 같은 경우였을 것이다. 우선 검증했지만 참모들이 부적격이란 판단을 못 했을 수도 있고, 판단했으나 문 대통령에게 보고를 안 했을 수 있다. 아니면 보고했으나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전자라면 참모들의 잘못이니 참모들이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 청와대에선 “참모들의 잘못이 아니다”란 취지로 해명한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론 문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는 귀결인데, 진정 그걸 의미한 건가. 아니면 참모들이 잘못했는데도 문 대통령이 같은 법무법인에서 30년을 함께한 인연(김 수석) 때문에 봐준다는 뜻인가. 그러기엔 인사 실패가 너무 빈번한 것 아닌가. 이렇듯 청와대가 참모 책임론을 회피하면 문 대통령 책임론으로 비화할 수밖에 없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인사 실패에 동의하지 않는다”(2019년 5월),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올 5월)는 완고함을 보였다. 국민적 평가는 정반대란 걸 기억하는 게 좋겠다. 지난 4월 한국갤럽이 복지·외교·교육·고용노동·경제·대북·인사·부동산 등 8개 정책 분야에 대해 물었을 때 부동산(부정평가 81%) 다음으로 나빴던 게 인사(65%)였다. 임기 말 대통령은 민심을 거스를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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