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연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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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예 P팀장

    무려 20여년 간 이어진 전쟁(?)이 있다. 바로 울라울라춤의 대명사 ‘짱구’와 “진실은 언제나 하나!”란 대사를 외치는 ‘코난’의 대결이다. 우스이 요시토(臼井儀人)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은 1997년부터 한 번을 제외하곤 20여년 간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 원작의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과 맞붙었다.(영화 맞대결 승자는 코난이었다)
     
    일합의 경쟁이 벌어지는 때는 매년 4월의 세 번째 금요일. 이른바 ‘골든위크’ 기간이다. 일본에선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연휴를 지칭해 골든위크라고 부른다. 일설에 의하면 1950년대 일본 한 영화사가 연휴 기간 영화 흥행을 위해 만들어낸 용어였지만, 곧 널리 쓰이게 되면서 고유명사처럼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영화사들이 이 연휴 기간에 맞춰 앞다퉈 개봉한 영화는 ‘이웃집 토토로’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유명작들이었다. 이후 골든위크는 일본을 비롯해 세계 관광 업계의 대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본과 같은 장기 연휴는 아니지만, 우리도 오는 8월부터는 연휴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광복절부터 주말과 겹치는 공휴일엔 ‘대체 연휴’가 생겨난다. 올해만 4일의 빨간 날이 늘어난다.
     
    대체 휴일을 둘러싼 논란은 사실 오래됐다. ‘민속의 날’로 불리던 구정을 ‘설날’로 바꿔 부르면서 공휴일로 지정하고, 공휴일이 휴일과 겹치는 경우 대체휴일을 정하는 제도를 검토하기 시작한 건 노태우 대통령 때(1989년)의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때인 2013년엔 설날과 추석·어린이날에 한해 대체휴일을 인정했다. “내수 진작 효과는 미미한 데 반해, 기업 부담만 늘어난다”는 재계 반발에 대체휴일을 인정하는 날에 제한을 뒀다.
     
    이번 법 통과로 정부의 후한 공휴일 인심을 반기는 직장인도 있지만,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당장 빨간 날이 된 8월 16일을 쉴 수가 없다. 또 있다. 휴일을 받아도 정작 쓸 돈이 없는 사람들이다.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고, 전·월세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휴일 격차만 더 커진다. 쉼이 있는 삶은 필요하지만, 사실 지금 필요한 건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탄탄한 경제이지 않나.

    김현예 P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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