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거리두기 급히 바꿔 불신 자초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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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갑자기 1주일 늦춘다고 발표한 지난 30일 서울의 한 음식점 주인이 ‘7월 1일부터 6인까지 모임 가능하다’고 썼던 알림 글을 다시 지우고 있다. [연합뉴스]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을 부분 완화하는 새로운 거리두기 정책을 정부가 1일부터 시행하려다 막판에 1주일 유예한 것은 결론적으로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의사 결정 과정은 문제가 많았다. 당국이 오락가락해 국민의 혼란을 초래했고, 정책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선심 쓰듯 지침 완화하려다 막판에 급제동
    자영업자·알바 혼란…방역 긴장 유지해야

    당초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코로나19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고 국내에도 빠르게 유입되자 거리두기 정책 완화 시점을 보름 정도 늦춰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수도권의 방역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나 청와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주장에 밀렸다.
     
    대통령이 발탁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교수 시절이던 지난 3월에 제시한 새로운 거리두기 방안을 부분 수정한 중대본은 완화 조치를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6월 초에 이미 못 박았다. 문제는 6월 말에 확진자가 늘면서 7월 시행을 수정할 시간이 있었지만 기존 방침을 고수하다 새 거리두기 시행을 불과 8시간 앞두고 1주일 유예 방침을 급히 발표했다. 과학적 판단에 기초한 방역 전문가들의 호소를 귀담아들었다면 피할 수 있는 혼란이었다.
     
    정책 혼선에 따른 불편과 불이익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됐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이 풀릴 것으로 보고 식품 원재료를 많이 구매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자정까지 영업이 연장되는 줄 알고 알바 자리를 어렵사리 구했던 청년들은 또다시 허탈해한다. 직장인들은 출장 스케줄과 모임을 갑자기 취소해야 했다.
     
    거리두기 완화를 앞두고 확진자가 800명 선까지 급증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는 상반기 백신 접종자 목표치(1300만 명)를 초과 달성했다며 성과에 들뜬 상태에서 자화자찬에 바빴다. 정부 스스로 방역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조치를 계속 발표하자 국민의 경각심도 덩달아 뚝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델타 변이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델타 변이가 무섭게 퍼지면서 백신을 무력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백신이 만능은 아니라니 방역의 고삐를 성급하게 늦출 때가 아니다. 수도권의 경우 1주일 유예로 부족하면 더 늦춰야 한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한다. 6월 30일까지 백신 접종자는 1533만여 명으로 인구의 29.9%로 집계됐다. 아직 집단면역까지는 갈 길이 멀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 간격을 4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 백신 접종자가 입국할 때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조치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인구의 55%가 2차 접종까지 마친 이스라엘조차 다시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했다. 미국 일부 주 정부는 백신 접종자가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 극복 때까지는 백신 접종과 방역 경각심의 ‘투 트랙’을 유지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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